NOTES · 마음공부

법륜스님이 말하는 기도 — 욕심이 아닌 정성을 향하여

오랫동안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부끄럽게도 항상 열흘을 넘기지 못한 나의 108배. 그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뭔가를 빌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간절했던 순간, 내가 했던 선택들

간절한 순간들도 있었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

  • 내게 편리한 선택
  •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선택
  • 합리화하고 외면하는 선택
  • 자기파괴적인 선택
  • 혼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는 선택

이런 선택들을 하며 어떻게든 빠져나올 수는 있었다.

내 안의 결핍들

내 안에는 떨쳐내지 못한 부정적인 감정이 꽤 많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류의 억울함,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너무 어렵다는 식의 미숙함, 엄마를 닮은 내 모습을 미워하고 나의 행동을 자책하는 자기혐오. 나열하려면 꽤 많을 것 같은 그런 감정들을 떨쳐내지 못한 채로, 어떻게든 나름대로 손을 써왔다고 할 수 있겠지.

자발성, 독립성, 그리고 완벽주의

나는 자발성과 독립성이라는 것에 큰 방점을 두고 있는 것 같고 따라서 나의 호불호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여긴다.

완벽주의적인 성향 때문에 어떤 결론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능성을 다 생각해보고, 내가 모을 수 있는 정보를 꽤나 열심히 모아보고 나서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다고 스스로는 생각한다. 물론 그게 절대 완벽하지 않고 대부분의 경우 치우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는 — "그래 이게 결론이다. 이게 맞다." — 라고 굳게 믿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게다가 독립적인 게 중요하기 때문에, 주변의 누군가에게 의견을 묻거나 결론을 내리는 데 도움을 받는 것도 나의 선택지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깨달음의 장 — 그 이후

깨달음의 장에 가서 내 생각의 경계 바깥으로 나가는 경험을 하고 돌아왔을 때는, 내가 드디어 나를 넘어서서 세상을 보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내가 수행자라는 착각도 했다.

지금 네 달 지났나? 조금은 바뀌었다고 주변에서 생각해주기도 하지만, 나는 어쩌면 더 큰 자괴감을 느끼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너가 그토록 하고 싶다고 되고 싶다고 했던 행동과 모습. 나름대로 애썼다고, 한다고 했는데 그 결과가 이거야? 노력해봤자 이 정도야?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아니, 말하고 있다. 내 안에서 울리는 심판의 목소리가.

움츠러들고, 자책하고, 후회하고, 울고, 매달려보고, 어떻게든 돌이켜보고 싶은 일.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걸 통감하는 시점에 나는 늘 불행했다. 불안했다. 지금도 불안하다.

내가 원하는 건 — 내 욕심은 — 내 잘못을 용서받고 다시 사랑받는 것이다.

욕심은 기도의 원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욕심은 기도의 원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요행을 바라는 마음에 대해서 간절해질 수도 없다고 한다. 상대의 마음이 바뀌기를 바라는 것 또한 잘못된 방향이다.

내가 어떤 걸 나쁘다고 단정짓고, 그것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것 또한 — 제법이 공한 도리를 깨우치지 못한 나의 '근본적인 무지'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진정한 기도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원으로 삼아 기도를 하면 좋을까.

나의 원 — 욕심 대신 정성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정성을 들이고 싶다. 나의 정성의 방향을 올바른 곳에 들이고 싶다.

  • 안주하려는 습성을 이겨내고 정성을 다해서
  •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을 아름답게 가꾸고 싶다
  • 분별심을 일으키는 나를 바로잡고 싶다
  •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다
  • 나를 사랑하고 싶다
나는 내 생각의 감옥에 갇혀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내가 옳다는 고집을 내려놓고,
일어나는 불안과 분별심을 그저 지켜보겠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죄인으로 만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따뜻하게 수용하겠습니다.

엄마와의 관계 회복

그동안 회피하며 미뤄왔던 엄마와의 관계 회복에도 더 노력해볼 거다.

엄마가 어렸을 때 기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쓰라리게 여기던 기억이 있다. 그 탓을 하며 나는 "내 고민을 누군가에게 잘 털어놓지 못해"라고 단정하며 살아왔고, 잘 시도해보지도 않았다.

정말 나를 사랑해준다고 느낀 사람에게는 힘든 이야기도 곧잘 했지만, 그 외 사람들에게는 감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가족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 나에게 찾아온 슬픔에 대해서 — '나 너무 힘들어'라고 난생 처음으로 가족 중 두 명에게 이야기해봤다.

오빠에게

오빠는 자기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느냐며, 어렸을 적에 나를 괴롭힌 일에 대해 사과까지 해줬다. 무려 1시간 반 동안이나 얘기를 들어줬다.

엄마에게

엄마에게 이야기하기는 너무나 망설여졌다. 걱정인형인 엄마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말할 수는 없었지만, 이별의 아픔 때문에 힘들다며 엉엉 울며 위로를 청해봤다.

생각보다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보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내가 기대하거나 알고 있던 것 이상으로 나를 생각해주고 있구나. 그런 안도감이 들었다.

기적을 일으켜보려 한다

나는 기적을 일으켜보려고 한다. 기적이 별건가? 내가 바라는 소원이 성취되면 그것이 기적이다.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을 일어나게 하는 것이 기적이 아닌가?

진심으로, 정성을 다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려고 한다.

천일결사가 엄두가 안 나지만, 일단 시작해보려고 한다. 백일이라도 채워보는 걸 목표로 한다.

이번 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바라지장에 간다. 가서 다시 마음을 다지고 돌아와 정진할 다짐을 해본다.